"굽네치킨 가맹점주들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모바일상품권 수수료 전가·원재료 변동가 전환·근접출점... 가맹본부 분쟁조정 거부에 분노
코로나19와 장기 경기침체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굽네치킨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의 불공정 행위로 생존의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가맹점주들은 상생을 위한 대화를 요청했지만, 가맹본부가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의 분쟁조정마저 거부하며 불공정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굽네치킨가맹점주협의회는 31일 공동 성명을 통해 "가맹본부가 모바일상품권 수수료를 전액 가맹점에 전가하고, 치킨 원재료 공급가를 변동가로 바꿔 수익을 악화시키는 등 불공정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맹점주들에 따르면 굽네치킨 가맹본부는 공정위, 카카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합의한 모바일상품권 수수료 상생방안을 무시하고, 약 7%에 달하는 수수료를 전액 가맹점에 떠넘기고 있다. 이는 공정위가 발표한 '가맹분야 불공정행위 심사지침'에서도 불공정행위로 명시된 사항이다.
"모바일상품권 수수료는 본사와 가맹점이 합리적으로 분담해야 하는데, 굽네치킨은 이를 전액 가맹점에 전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명백한 불공정 행위입니다."
서울 강동구에서 굽네치킨을 운영하는 김모(45) 점주는 "매출의 30%가 넘는 배달 플랫폼 비용에 모바일상품권 수수료까지 부담하니 실질적인 수익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가맹점주들은 가맹본부가 2022년 4월부터 치킨 원재료인 계육 부분육 공급가를 고정가에서 변동가로 바꾸면서 원가 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당초 한시적으로 도입한다던 변동가 방식이 2022년 7월부터 고착화되면서 가맹점의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올해 2월 1일부터 19일까지, 그리고 3월 22일부터 현재까지 가맹본부가 명확한 설명 없이 부분육(순살)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맹점주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 더해 공급마저 제한되면서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본사가 갑자기 순살 공급을 제한하면서 주문이 들어와도 판매를 못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에게 '재료가 없다'고 말하기도 민망하고, 매출 손실도 심각합니다."
인천의 한 가맹점주는 "원재료 공급 제한에 대한 명확한 설명도 없이 '물량이 부족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가맹점주들은 가맹본부의 무분별한 근접출점 정책도 문제로 지적했다. 굽네치킨은 올해 신규 가맹점 400개를 추가 출점한다는 목표로 공격적인 확장을 추진 중이다. 이로 인해 기존 매장 인근에 신규 매장이 들어서면서 가맹점 간 출혈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파격적인 지원을 받고 오픈한 가맹점이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양도한다며 매장을 내놓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본사는 가맹비만 챙기고 가맹점의 생존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
경기도 부천의 한 가맹점주는 "배달 플랫폼으로 영업 지역 경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근접출점은 기존 가맹점의 매출을 직접적으로 잠식한다"고 지적했다.
가맹점주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4년 9월 공정위에 불공정행위를 신고했다. 공정위는 합리적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제안하며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분쟁조정을 진행하도록 했으나, 가맹본부는 조정 자체를 거부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가맹본부가 점주들의 어려움이나 주장 중 단 하나도 시정하거나 조정할 의향이 없다며 일방적으로 분쟁조정을 거부했다"며 "이러한 안하무인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업계 전문가 이모 교수는 "가맹점을 착취하고 버리는 대상이 아니라 사업의 동반자로, 상생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의 상생 구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굽네치킨 가맹본부 측은 "현재 상황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가맹점주들은 "가맹본부가 지금이라도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가맹점주와 소통하며 상생의 장으로 나오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