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5. 13:56ㆍ카테고리 없음
계엄령 탄핵 심판이 드러낸 한국 정치의 민낯
헌법재판소의 계엄령 관련 탄핵 심판을 지켜보며 많은 국민들이 깊은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 대통령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는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회도, 검찰도, 법원도, 선관위도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공공연히 나오는 현실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만약 우리 사회가 이런 논리를 받아들인다면 어떻게 될까? 판사의 판결을 신뢰하지 않고 각자의 판단만을 고집한다면 모든 범죄자는 스스로를 무죄라 주장할 것이고,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법 집행기관을 불신한다면 결국 무질서한 사회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계엄령 탄핵 심판의 핵심은 의외로 단순하다. 대법원이 부정선거가 없었다고 판결했음에도 이를 신뢰하지 않고 계엄령을 선포했다는 점이 문제의 본질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계엄령 선포 자체가 법에서 정한 사유에 부합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내란에 해당한다는 판례가 이미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부정선거 여부나 국회의 행태와 상관없이, 윤석열 대통령이 주장하는 계엄 사유는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에 이미 결론이 내려진 사안이다.
이런 상황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부정선거 관련 발언은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낸 인물이 이런 수준의 주장을 펼치는 모습은 한국 정치인들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인들의 전반적인 수준이 우려스럽다. 이준석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 역시 허은아 의원의 공천 문제로 "몇 시간을 울었다"는 발언은 정치인으로서 자제했어야 할 언행이었다. 최소한의 인간 도리를 저버리는 모습이었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도 유력 대선 주자로 거론되지만, 평생을 윤석열과 함께한 검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의구심이 든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는 그의 실체를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렇다면 한동훈의 진면목은 어떨까? 확신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재명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최측근들이 항소심에서도 비리로 구속되었는데, 이 모든 사건이 이재명의 결재와 관련된 것이다. 그럼에도 본인은 잘못이 없다고 주장한다면, 당선되었을 때 윤석열보다 나을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
대한민국의 정치 지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노회찬 전 의원처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정치인을 찾기 어려워졌다. 이름 있는 정치인들 대부분이 제정신을 잃은 듯한 행태를 보이는 상황에서, 누가 당선되어도 대한민국의 미래는 불투명해 보인다.
한심한 정치인들과 그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지지자들. 이것이 오늘날 한국 정치의 슬픈 현실이다. 국민들은 더 나은 리더십과 정치 문화를 갈망하고 있지만, 그 목소리가 정치권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듯하다. 민주주의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우리 모두가 더 냉철한 판단과 비판적 사고를 견지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