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 대통령, 왜 안 되는가… 혹은 왜 되어야 하는가"

2025. 4. 7. 01:24카테고리 없음

김영우 "출신 직업보다 중요한 것은 양심과 능력이다"


"검사는 대통령을 하면 안 된다." 이는 최근 정치적 토론에서 흔히 등장하는 결론 없는 주제 중 하나다. 국민적 신뢰나 비례하지 않는 권력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검찰이라는 직업을 겪어본 인물이 정치 최고위직에 오른다는 것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해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 대통령직을 수행할 인물을 단순히 그의 출신 직업군이나 배경 하나로만 판단하는 것은 과연 합리적인가?

김영우 전 의원의 지적은 간단하고 논리적이다. 출신 자체는 능력과 자격을 판단하기 위한 충분한 기준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인물의 양심과 역량, 그리고 그가 사회 앞에서 보여준 가치 실현의 흔적이다. "검사 출신 대통령이 왜 안 되는가"를 묻기 전에 "왜 안 될 수 없을까"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검사'라는 직업, 왜 대통령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지는가

검사는 때로 두려움과 존경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존재다. 법과 정의를 수호해야 하는 역할인 만큼, 검사는 강력한 권한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권한이 '무소불위'로 비칠 때, 국민은 경계심을 품는다. 모든 것을 하나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세상을 예비범죄자와 잠재적 법 위반자로 분류하며, 스스로가 법이라는 의식을 가진 검사가 지도자가 된다면 이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틀을 위협할 수도 있다.

이러한 공포는 단지 상상의 산물이 아니다. 권위적인 검사들이 보여준 행태와 그로 인해 발생한 부작용은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왔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검사 출신 지도자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출신은 문제가 아니다: 검사의 진정한 역할

하지만 검사라는 직업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직업의 본질이 아니라, 그 직업을 수행한 개인의 태도와 철학이다. 만약 한 검사 출신 인물이 헌법과 법률에 대한 확고한 소신, 양심적 태도, 그리고 공공선을 실현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왜 그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되는가? 검사는 법과 정의의 구현을 최우선으로 하는 만큼, 그 철학과 행동이 공공의 이익과 일치한다면 충분히 정치 지도자로서의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

김영우 전 의원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예로 들며, 그의 이력을 솔직히 드러내고 자기 정체성을 공적으로 밝히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다. 공직자로서의 삶에서 느낀 회한과 부족함마저도 숨기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는 솔직함과 용기는 지도자로서의 신뢰를 강화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는 지적이다.

한동훈 전 대표와 같은 인물이 자신의 검사 경력에 대해 더욱 공세적이고 적극적인 서술을 했다면 어땠을까? "나는 대한민국의 검사였습니다!"라는 선언은 단지 그의 경력을 드러내는 한 줄의 표명이 아니라, 검사로서의 삶을 통해 자신이 배운 것, 느낀 것, 그리고 바꾸고 싶었던 것을 이야기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평가 기준: 출신보다 중요한 것들

대통령처럼 한 나라의 최정점에 선 지도자를 평가할 때, 출신 경력과 배경은 참고자료에 불과하다. 그것이 결정적 판단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역, 성별, 학력, 재산, 직업 배경은 인물을 규정짓는 요소일 뿐, 그것이 곧 인물의 능력과 도덕성을 증명해주지는 않는다. 

지도자에게 우리가 진정 바라야 할 것은 이러한 겉으로 드러난 요소들이 아니다. 지도자는 공익을 추구하며, 헌법정신을 수호하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정책으로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좋은 지도자는 개인의 경력보다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는 사람이다.

◇검사 출신이라도, 아니 검사 출신이기에

검사 출신이라고 해서 대통령을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오히려 검사 출신이기에, 법과 원칙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도 있다. 문제는 그 사람이 자신의 직업적 이력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이다. 개인적 권위와 권력을 자아실현의 도구로 사용하는 공직자는 공공의 적이다. 반면 자신의 권한을 내려놓고 국민과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는 공직자는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충분히 갖춘 인물이다.

김영우 전 의원의 글이 던진 질문은 단순히 한동훈 한 사람에 대한 논의가 아니다. 우리는 정치와 지도자에 대해 더 성숙한 논의로 나아가야 할 때다. 검찰이든, 의료계든, 교육계든, 출신 직업 하나로 가능성을 차단하는 판단은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 과거의 잣대로 현재를 재단하는 일은 우리가 앞으로도 계속 헤쳐나가야 할 일들이다.

"나는 대한민국의 검사였습니다!"  

이 문장을 강하게 선언할 수 있는 누군가가, 헌법과 공공선을 앞세워 새시대에 필요한 지도자로 선다면, 과연 우리는 왜 그를 막아야 하는가. 이제는 출신 대신 그가 가진 소명과 능력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