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한가운데 나무 심은 포천 도로공사 논란

2025. 4. 7. 02:32카테고리 없음

보행 안전성 우려와 장애인 이동권 침해 지적... "아직 공사 중" vs "설계부터 잘못"


경기 포천시에서 진행 중인 도로 공사가 인도에 심은 나무의 위치와 마감 처리 문제로 시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인도 중앙에 심어진 나무와 그 주변의 미완성된 모래 처리가 보행자 안전과 장애인 이동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장을 목격한 포천시민 홍모씨(63)는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인도에 모래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고, 나무만 심고 뒷마무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저러다 미끄러져 넘어지기라도 하면 누가 책임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나무의 위치다. 장애인 점자블록 바로 옆에 나무를 심어 시각장애인의 보행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포천시 장애인단체 관계자 박모씨는 "장애인 유도로에 인접하게 나무를 심는 것은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방해할 수 있다"며 "장애인 이동권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포천시 도로과 관계자는 "현재 해당 구간은 공사가 완전히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며 "나무 주변 마감 처리와 보행로 정비는 후속 공정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민들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지만, 최종 완공 시에는 보행 안전과 편의성을 모두 고려한 형태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설계 단계부터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도시환경연구소 관계자는 "인도에 가로수를 심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보행 동선과 장애인 이동권을 고려한 위치 선정이 중요하다"며 "특히 점자블록 주변은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위해 장애물이 없어야 하는데, 이런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공사가 완료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포천시민 이모씨(35)는 "아직 공사 중이니 판단을 유보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완공 후에도 문제가 있다면 그때 개선을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시민들은 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포천시민 최모씨(51)는 "완성되면 괜찮아질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날림공사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인도에 나무를 저렇게 걸리적거리게 심는 것부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포천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필요하다면 설계 변경도 검토할 수 있다"며 "안전하고 편리한 보행환경 조성이 최우선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도로교통협회 관계자는 "인도 설계 시 보행자의 안전과 편의성, 장애인 접근성, 그리고 도시 미관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가로수 식재는 보행 공간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천시는 해당 공사 구간에 대한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필요한 경우 보완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도로 공사 시 보행자 안전과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