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17. 14:22ㆍ카테고리 없음
- 공인의 책임과 소통의 부재를 돌아보다
최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뉴스타파 기자를 향해 보인 행태는 공당의 원내대표로서 매우 적절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언론인을 향한 신체적 접촉, 반말 지시, “지라시”라는 비하 발언까지. 이는 단순히 한 정치인의 격정적인 반응을 넘어, 공론의 장에서 언론과 정치 간 관계를 돌아보게 만드는 단면이었다.
뉴스타파 기자는 질문을 던졌다. 국민의힘이 내건 “국민께 죄송하다”라는 현수막의 의미와 책임에 대해 물었다. 그러나 돌아온 건 답변이 아니라 기자의 신체를 직접적으로 제압하려는 행위와 언어적 폭력이었다. 카메라에 포착된 영상 속 권 원내대표의 모습은 단순히 한 순간의 분노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명백했다. 그는 국회 관계자들에게 “도망 못 가게 잡아”라는 반말 지시를 던졌고, “지라시”라는 표현으로 언론의 정당한 취재 의도를 매도했다.
◇언론과 정치, 갈등의 경계에서
언론은 공직자와 공기업의 행동을 감시하고, 그들의 행태가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지 되묻는 역할을 한다. 언론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권리이자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핵심 기둥이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이러한 취재 활동을 “악의적 행태”라고 규정하며 자신이 오히려 신체적 위협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취재를 빙자한 강압적 접근”이라는 그의 입장문은 다시 한 번 소통을 거부하고 갈등을 심화시키는 모습으로 비쳤다.
공인은 불편하더라도 대중과 언론의 질문에 신중히 대응할 책임이 있다. 그것이 소통의 기본이다. 하지만 과격한 언사와 물리적 행위로 대응하는 태도는 언론과 시민 사회 전반에 위협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폭언과 폭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공인의 행동, 민주주의의 상징성
정치인은 정당의 대표성을 넘어 공적 가치와 책임을 상징한다. 특히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라는 주요 정당의 원내대표이자, 국민의 정치적 목소리를 대변할 위치에 있다. 그렇기에 그가 보여야 할 모습은 ‘힘’이나 ‘권위’가 아니라, 질문에 솔직히 답할 수 있는 ‘책임’과 ‘정직’이었다.
그가 뉴스타파 기자에게 보인 행동은 단순히 언론인 한 명에 대한 도발이 아니다. 이는 국민의 정당한 정보 접근권과 언론 자유 전반을 훼손하는 행위다. 그의 말처럼 언론의 행태 중 일부가 비판받아 마땅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폭력적 방식으로 대응할 문제가 아니다. 정치인은 자신의 의견과 입장을 담론의 장에서 설득력 있게 펼쳐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이번 사태를 통해 분명히 드러난 것은 권 원내대표가 언론과의 소통 구조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그의 행위는 단순히 한 순간의 실수가 아닌, 공론장에서 반복돼선 안 될 사례로 기록된다.
언론은 권력을 감시한다. 정치인은 그 감시 속에서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를 더 깊이 성찰하고, 대중에게 진솔한 태도로 다가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이나 자기합리화가 아니다. 공개적이고 진정성 있는 사과, 그리고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명확한 약속이다.
민주주의는 대화와 소통 속에서 성장한다. 언론과 정치, 그 둘이 서로의 역할과 한계를 존중하며 상생해야 비로소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권력과 언론의 관계를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된 이번 사태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물음을 던졌다. 정치가 국민에게 진실을 전하는 통로가 될 것인가, 아니면 권력의 무기로 남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권 원내대표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