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20. 22:43ㆍ카테고리 없음
충청·영남 압도적 승리로 본선행 티켓 눈앞에 두고 있지만 경쟁구도 실종된 경선의 그림자
민주당 대선 경선이 사실상 이재명의 독주로 굳어지고 있다. 20일 영남권 순회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는 90.81%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전날 충청권에서도 88.17%를 기록한 데 이어 연이은 압승이다. 이제 호남과 수도권·강원·제주 지역만 남았지만, 대세는 이미 기울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영남권에서 이재명 후보는 유효투표 7만 3,255표 중 무려 6만 6,526표를 쓸어담았다. 2위 김경수 후보(5.93%)와 3위 김동연 후보(3.26%)는 합쳐도 10%에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충청권과 영남권을 합산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후보는 89.56%로 압도적 1위를, 김동연(5.27%)과 김경수(5.17%) 후보는 간발의 차이로 2, 3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는 예상된 것이었지만, 그 격차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본선행이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은 호남과 수도권·강원·제주 지역에서 극적인 역전이 일어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압도적 독주가 오히려 민주당 경선의 흥행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점이다. 치열한 경쟁 없이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는 경선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실제로 이번 경선은 과거 문재인-이재명 간 접전을 벌였던 2017년 경선에 비해 대중의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경쟁 후보들의 존재감도 미미하다. 김경수 후보는 드루킹 사건으로 인한 이미지 타격을 극복하지 못했고, 김동연 후보는 정치 신인으로서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이재명 후보의 대세론을 뒤집을만한 파괴력 있는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는 압도적 승리로 당내 입지를 확고히 하고 본선을 준비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경쟁 없는 경선은 후보의 약점을 드러내고 보완할 기회를 줄인다. 본선에서 맞붙을 국민의힘 후보와의 대결을 앞두고 검증과 단련의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한 채 본선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으로서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경선 흥행 실패는 정권 재창출을 위한 동력 확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 지지층의 결집과 중도층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단조로운 경선 과정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기 어렵다.
남은 호남 경선(26일)과 수도권·강원·제주 경선(27일)에서 어떤 변수가 등장할지 주목된다. 특히 호남은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이자 경선의 풍향계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재명 후보의 대세를 뒤집을 만한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민주당 선관위는 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여론조사 50%를 합산해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추세로 볼 때, 이재명 후보의 본선행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이제 관심은 경선 이후로 옮겨간다.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 지지로 당의 대표주자가 된다면,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약점을 어떻게 보완하고 당을 하나로 모아 본선 경쟁력을 높일 것인지가 관건이다. 또한 국민의힘 후보와의 본선 대결에서 어떤 차별화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지도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민주당 경선은 이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경쟁 없는 독주로 인해 경선의 열기는 식어가는 모양새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에게는 본선을 앞두고 더 큰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