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22. 02:13ㆍ카테고리 없음
"엄마가 자녀에게 주려고 만든 제품"... 순환농업으로 일군 장미향의 치즈 이야기
경기 포천시 영중면의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가다 보면 작은 치즈 공방 '하네뜨 치즈'가 나타난다. 2009년 문을 연 이곳은 한국 치즈 문화의 불모지에 씨앗을 뿌린 개척자로, 올해로 16년째 자연치즈를 만들어오고 있다.
"한국의 치즈가 정말 불모지 같은 시절에 자연치즈를 가지고 포천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상당한 모험이었어요." 하네뜨 치즈의 장미향 대표는 초창기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알려야 할지,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또 어떻게 소비자 식탁에 가야 할지를 정말 고민을 많이 했죠. 그런데 그 고민에 앞서 용감하게 '어떻게 더 맛있는 치즈를 만들까'가 더 큰 고민이었어요."
하네뜨(Hanette)라는 이름은 '장인의 손으로 바르게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장 대표가 치즈 만들기를 시작한 것은 남편의 직업과 깊은 관련이 있다. 남편이 운영하던 젖소 목장에서 나오는 우유로 가족이 먹을 치즈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하네뜨 치즈의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굉장히 큰 포부를 가지고 이곳의 공방을 열었는데, 방문자가 한 달에 몇 분 없었어요." 장 대표는 초창기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김치나 장과 달리 치즈는 한국의 전통 발효 식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수제 치즈에 대한 인식과 수요가 거의 없었던 시절이었다.
하네뜨 치즈의 가장 큰 특징은 순환 농업을 통해 생산된 우유로 만든다는 점이다. "소가 먹고 내놓는 배설물을 발효시켜 땅에 다시 환원시키고, 그 땅에서 나온 사료를 다시 소에게 먹여주는 일이 저희 집에서 가장 핵심적인 일입니다." 장 대표는 이러한 순환 농업이 건강한 우유, 그리고 건강한 치즈를 만드는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하네뜨 치즈는 첨가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유산균의 힘으로 발효시킨다. 이러한 자연 발효 과정은 치즈에 독특한 풍미를 더한다. 실제로 하네뜨 치즈를 맛본 한 방문객은 "맛이 되게 좋아요. 건강한 맛이에요"라고 평가했다.
현재 하네뜨 치즈는 치즈 체험보다는 치즈를 어떻게 먹는지에 대한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주말에는 가족 피자 체험을 운영하고, 학교에서는 피자 체험과 아이스크림 체험을 위해 방문한다. 모든 체험에 사용되는 재료는 하네뜨 목장에서 생산된 우유로 만든다.
"특히 아이스크림도 저희 목장에서 나온 우유로 젤라또를 만들고 있습니다." 장 대표는 하네뜨의 모든 제품이 자신의 목장에서 생산된 우유로 만들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네뜨 제품은 포천 로컬이나 송우리 하나로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인터넷 스토어팜에서도 판매 중이다. 또한 영중면의 하네뜨 치즈 카페와 산정호수 입구의 '사르르 목장 아이스크림' 매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가족끼리 경영을 하다 보니 제품에 대한 애착이 더욱 단단해졌어요." 장 대표는 가족 경영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위생이나 모든 것이 내 눈에 다 보이기 때문에 더욱 확고한 안전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16년간의 여정을 돌아보며 장 대표는 치즈 만들기가 자신의 삶에 가져온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내 삶의 전부죠. 정말 치즈를 만나 많이 행복하고, 발효식품인 치즈를 만나서 우리 가족이 모두 건강한데, 이렇게 좋은 제품을 나만 먹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돌려드릴 수 있다는 게 나의 삶에 굉장한 활력소가 됩니다."
하네뜨 치즈는 처음부터 판매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저에게 3남매 자녀가 있고 우리 부부가 있는데, 농촌에서 내가 만든 우유로 내가 만들어 먹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 같아서 아이들과 우리 가족이 먹으려고 준비했던 이 제품이 여러분들 식탁에 가고 있어요."
장 대표는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엄마가 자녀에게 주려고 만든 제품은 가장 안전하고 가장 바른 먹거리입니다. 이렇게 바른 먹거리가 여러분 식탁에 가고 있다는 것 기억해 주시고요. 하네뜨가 숨 쉬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서 바른 먹거리 만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