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24. 20:43ㆍ카테고리 없음
수출도 소비도 흔들린다…단기처방으론 더 버틸 수 없다
한국 경제가 다시 ‘후진 기어’를 밟고 있다. 2025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0.2% 성장, 3분기 만에 역성장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반등 신호는커녕 지난해 2분기 이후 이어진 저성장의 그림자만 더 짙어졌다.
숫자는 단순하다. 수출, 소비, 투자, 어느 하나 힘을 잃었다. 수출은 화학, 기계, 장비 등 주력 품목이 주저앉으며 -1.1% 후퇴했고, 수입도 에너지류 위축 탓에 -2% 역성장이다. 민간소비 역시 -0.1% 감소, 오락문화·의료 등 서비스 분야가 힘을 잃었다. 정부소비와 건설투자, 설비투자 모두 줄줄이 마이너스다.
한은이 올해 연간 1.5% 성장률을 낙관적으로 전망했지만, 1분기에 벌써 이런 저조한 수치를 찍으니 연말 목표 달성도 불투명하다.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실질적으로 우리 경제의 동력을 이끌던 수출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의 우려처럼 한국 경제는 지금까지 ‘수출주도형’ 성장의 그늘에 갇혀 있었다. 그는 CNBC와 인터뷰에서 “무역 긴장이 거센 역풍이 되고 있다”며 “미국의 관세 압박, 글로벌 보호무역 흐름 모두 한국에 불리하다”고 경고했다. 국내 사정을 넘어, 외부 변수까지 경제 성적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무역의 격랑은 이제 막 시작일 뿐이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영향이 본격화되는 2분기 이후, 한국 경제의 체감 추락은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수출이 전부’였던 시대, 그 낡은 공식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문제는 이 뿐이 아니다. 국내 내수와 투자, 민간 소비는 이미 오래전부터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민간의 소비 여력이 없어, 오락 문화와 의료서비스까지 위축됐다. 투자도 반도체, 설비, 건설 등 실물자산마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 경제연구소 전문가는 “단기적 부양책, 금융정책만으론 한계가 분명하다. 내생적 성장 엔진, 신산업 투자, 소비 활성화와 분배 구조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지금의 위기를 넘을 수 있다”고 밝혔다.
더 걱정스러운 건 실질 국내총소득(GDI)마저 -0.4%로 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교역 조건 악화까지 겹치면서 국내구매력 역시 심각하게 위축된다. 현실 구매력마저 뒤로 물러서면 대다수 시민의 삶은 더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순간 정책당국과 정치권이 마주한 질문은 분명하다.
“이제 무엇을 바꿀 것인가. 과거의 대응책과 태도를 반복할 것인가, 아니면 근본적 구조개혁과 신산업 투자, 사회안전망에 각을 세울 것인가.”
2025년 1분기 경제의 역성장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다.
한국 경제, 더 이상 버틸 곳 없다. 본질적인 대전환이 두렵다면, 더 큰 위기는 이미 목까지 차올랐다.